2026년 1월 29일, GDC Festival of Gaming이 공개한 「2026 State of the Game Industry」 조사에는 두 문장이 나란히 적혀 있었다. 생성형 AI가 업계에 해롭다고 답한 사람이 52%, 업무에 그 AI를 쓴다고 답한 사람이 36%. 이 호는 그 두 문장이 같은 표본에서, 어쩌면 같은 사람에게서 나왔을 가능성을 따라간다.
GDC Festival of Gaming 주최측이 매년 내놓는 「State of the Game Industry」는 업계 정서를 재는 몇 안 되는 대규모 조사다. 올해는 응답자가 2,300명을 넘었다. 개발자, 프로듀서, 마케터, 경영진, 투자자가 한 표본에 섞였다.
표본 안에서 두 숫자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생성형 AI가 업계에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52%. 전년 30%, 그 전해 18%에서 계속 뛴 숫자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업무에 생성형 AI를 쓰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6%. 해롭다는 감각과 쓰고 있다는 행동이 한 조사지 위에 함께 적혔다.
분명히 해둘 게 하나 있다. 이 조사는 두 숫자의 교집합을 재지 않았다. 해롭다고 답한 사람 중 몇 명이 실제로 쓰는지, 쓰는 사람 중 몇 명이 해롭다고 답했는지 — 그 답은 원자료 어디에도 없다. 이 호가 말할 수 있는 건 딱 여기까지다. 같은 표본에서 두 숫자가 같이 나왔다.
AI는 도둑질이다. 안 쓰면 잘리니까 쓸 수밖에 없다.
— 2026 State of the Game Industry 조사 응답자이 한 문장에 이번 호의 대담을 걸었다. 도둑질이라는 판단과, 안 쓰면 잘린다는 압력이 한 문장 안에 같이 있었다. 편집부는 이 둘을 서로 다른 사람의 말이라고 미리 가르지 않기로 했다. 다음 두 자리는 각각의 근거를 먼저 세우고, 마지막에 다시 만난다.
같은 조사를 시각·기술 아트 담당자 앞에 펼치면 반응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 직군의 64%가 생성형 AI를 업계에 해롭다고 답했다. 게임 디자인·내러티브 담당은 63%, 프로그래밍 담당은 59%. 만드는 일에 가까운 직군일수록 부정 응답이 높았다.
업계 전체로 보면 생성형 AI가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7%까지 내려앉았다. 2025년엔 13%였다. 1년 만에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이번에 읽은 리포트에서는 이 대목이 유독 눈에 걸렸다 — 숫자가 내려가는 방향이 아니라, 그 속도였다.
이 입장에서 생성형 AI는 업무 도구가 아니다. 자기 손으로 몇 년을 쌓아온 감각을 학습 데이터로 가져가 놓고, 그 결과물을 되돌려주며 대가를 요구하는 상대다. 원문 응답자가 쓴 단어 그대로 옮기면, 도둑질이다.
경영진과 비즈니스 운영 담당의 표는 다른 색을 띤다. 이 두 직군에서 생성형 AI가 업계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각각 19%. 업계 평균 7%의 세 배에 가깝다. 이 자리에서 보면 숫자는 이미 계산이 끝난 도구다.
응답자의 78%는 회사에 이미 AI 사용 정책이 있다고 답했다. 쓰지 말라는 금지 문서가 아니라, 어떻게 쓸지를 정한 문서다. 당신 팀에도 이런 문서가 하나쯤 있을 것이다.
이 입장에서 질문은 "써도 되는가"가 아니다. "안 쓰는 팀이 남아 있을 수 있는가"다.
두 표를 나란히 놓아도, 이 조사는 겹치는 부분을 재지 않았다. 해롭다고 답한 사람의 몇 퍼센트가 실제로 쓰는지, 쓰는 사람의 몇 퍼센트가 해롭다고 답했는지 — 그 칸은 비어 있다. 있는 건 두 숫자가 같은 표본에서 같이 나왔다는 사실뿐이다.
우리 데스크에서는 이 두 표를 서로 다른 사람의 것으로 읽지 않기로 했다. 시각·기술 아트 담당자도 마감이 다가오면 ChatGPT 창을 연다. 경영진도 자기 팀 회의에서 "이게 맞는 방향인가"를 다시 묻는다. 같은 조사가 실제로 보여준 건 진영 사이의 대립이 아니라, 평가와 사용이 한 사람 안에서 분리된 채 굳어가는 모습이다. 생성형 AI를 가장 크게 해롭다고 답한 직군이, 동시에 업계 전체가 가장 많이 쓰는 도구 목록에 자기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같은 리포트는 해고 이야기도 담았다. 최근 2년 안에 해고를 겪었다고 답한 비율은 28%, 미국 응답자만 보면 33%까지 올라간다. 최근 12개월 안에 회사가 해고를 진행했다는 응답은 50%, AAA 스튜디오 응답자에서는 67%다. 이 숫자를 생성형 AI 도입과 곧바로 잇는 일은 이 조사가 하지 않았다. 상관도 인과도 원자료 안에는 없다.
그런데도 같은 사람이 해고를 겪었고, 같은 사람이 AI를 쓰고 있고, 같은 사람이 그걸 도둑질이라 부른다면 — 그 세 문장을 서로 다른 세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입에서 나온 말로 놓고 보는 편이 더 정직하다고 편집부는 판단한다. 당신 팀 회의실에도 이 두 목소리를 동시에 가진 사람이 앉아 있을 것이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건 어느 편인지 답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그 모순을 그대로 말해도 되는 자리다.
— Desk 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