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까지 스팀에 나온 게임 53,597개를 전수 조사했더니, 스토어 페이지에 AI 사용을 직접 적어 넣은 게임이 30.8%였다. 그런데 그해 2분기 기준 이 게임들이 가져간 추정 매출은 신작 전체의 10%에 그쳤다. 숫자 다섯 개로 이번 호를 세운다.
이번 주 데스크에서 읽은 건 스팀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한 사람의 개인 뉴스레터였다.
Sulka Haro는 한때 Habbo Hotel의 리드 디자이너였고, 지금은 Pax Dei를 만드는 스튜디오 Mainframe Industries의 CEO다. 그가 7월에 올린 뉴스레터 「Three years of AI on Steam」은 2023년 7월부터 2026년 7월까지 Steam(Valve가 운영하는 스토어)에 출시된 게임 53,597개를 표본이 아니라 전부 훑은 결과였다. 스토어 페이지에 'AI Generated Content Disclosure'가 있는지, 언제 처음 붙었는지, 추정 매출은 얼마인지, 개발사가 실제로 뭐라고 적어 넣었는지까지 — 전수였다. GamesRadar와 PC Gamer가 곧바로 받아썼다.
찾아보니 이 정도 규모로 스팀 전체를 한 번에 들여다본 조사는 흔치 않았다.
"almost none of them make money – because almost no games do"
"거의 아무도 못 번다 — 원래 거의 모든 게임이 못 벌기 때문이다"
— Sulka Haro · 「Three years of AI on Steam」 · 2026.07조사 전체를 요약하는 대신, 편집부가 고른 숫자 다섯 개를 그대로 세워둔다.
"The median game that gets any reviews at all makes an estimated ~$300; about 28% get zero reviews."
"리뷰가 하나라도 달린 게임의 중간값 추정 매출은 약 300달러, 28%는 리뷰가 0개다"
— Sulka Haro · 「Three years of AI on Steam」 · 2026.07리뷰 1,000개를 넘긴 성공작을 들여다보면 AI 사용이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음성·현지화·텍스트까지 걸쳐 있고, 그중 시각 자산 언급이 57%였다. 반대로 실패작은 대개 아트 생성 한 곳에만 AI를 쓰고 고지 문구도 최소한으로 끝낸다.
그동안 편집부도 AI 게임이 늘어난다는 소식을 슬롭 범람 쪽으로 먼저 읽어왔다. 이번 자료를 보니 그 진단은 틀렸다. AI는 게임을 더 많이 만들게 했지만, 더 많이 팔리게 하지는 않았다. 신작 비중과 매출 비중이 갈라지는 방향(28→33%, 17→10%)이 그 증거다.
편집부가 보기에 이 조사가 진짜 보여주는 건 익숙한 경고가 아니라 진입 장벽의 붕괴다. 우리 데스크가 이 숫자를 다시 세어본 이유도 그래서다 — 당신 팀의 다음 신작이 스팀에 올라갈 즈음, 그 옆에는 AI로 만든 경쟁작이 매달 530개씩 늘어나 있을 거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난 087호에서 우리는 스팀 고지 폼을 채우는 절차, 그러니까 개발사가 서류 한 칸을 어떻게 채우는지를 다뤘다. 이번 호는 다르다. 3년치 전수 데이터가 실제로 어떻게 팔렸는지를 보여준 결과다.
당신 팀에도 이런 순간이 온다. 몇 달 뒤 신작을 스팀에 올릴 때, 옆 페이지에는 이미 AI로 아트를 뽑고 고지 문구만 붙인 경쟁작이 검색 결과 몇 줄을 채우고 있을 것이다.
리뷰 0개로 조용히 묻히는 28%에 들어갈지, 중간값 300달러짜리 게임으로 남을지는 예산이나 팀 규모로 정해지지 않는다. Haro의 조사에서 성공작과 실패작을 가른 건 AI를 몇 군데에 썼느냐였다 — 성공작은 여러 공정에 걸쳐 썼고, 실패작은 한 곳에 몰아 썼다.
이 구분을 당신 팀의 다음 프로젝트에도 적용해볼 만하다.
이번 호를 준비하며 표를 늘어놓는 대신 숫자 다섯 개만 골라 세우기로 했다. 큰 숫자 하나씩을 세워두면 어느 쪽이 더 읽히는지 궁금했다.
Haro는 이 추세가 그대로 가면 2027~2028년에는 AI 표기 게임이 신작의 절반을 넘을 거라고 썼다. 다만 이건 그의 추정이지 확정된 수치가 아니다. 편집부도 그 선을 넘겨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 숫자만으로도 방향은 충분히 보인다.
— Desk γ시프트업·레벨5의 AI 아트 논란 두 건이 각각 내놓은 해명을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