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의 DORA 조사는 같은 설문 안에서 지표 두 개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적었다. 처리량은 실제로 올랐고, 안정성은 실제로 내려갔다. 이번 호는 그 이동이 어디로 갔는지를 따라간다.
이번에 읽은 자료는 구글 클라우드 산하 DORA(DevOps Research and Assessment) 팀이 해마다 내놓는 조사다. 개발자의 AI 코딩 도구 도입률은 2024년 76%에서 2025년 90%로 올랐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80% 이상이 자신의 생산성이 올랐다고 답했다. 59%는 코드 품질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숫자만 보면 이번 호는 쓸 말이 별로 없다. 도입도 늘고 결과도 좋아졌으니, 여기서 끝나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DORA 조사는 해마다 수천 명의 개발자와 팀을 대상으로 도구·관행·성과 지표를 함께 묻는다. 그래서 도입률 하나만 따로 떼어 읽으면 그림을 놓친다. 우리 데스크에서는 같은 보고서의 다음 페이지를 넘기다가 손을 멈췄다.
2024년 조사에서는 AI 도입률이 25%포인트 오를 때마다 처리량이 약 1.5% 내려갔다. 도입이 늘수록 팀이 오히려 느려진다는 신호였다. 2025년 조사에서 이 하락은 사라졌다. 처리량은 이제 도입률과 반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지난해의 우려가 풀린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배포 안정성은 사정이 달랐다. 같은 2025년 조사에서 배포 안정성은 여전히 AI 도입과 음(-)의 상관관계로 남아 있었다. 하나는 회복됐고, 하나는 그대로 나빠진 채였다. 같은 표, 같은 응답자군, 같은 시점의 숫자다.
"불안정성이 잡히기 전에 처리량이 먼저 조금씩 올라가는 건, 솔직히 놀랄 일이 아니다."
— 네이슨 하비(Nathen Harvey), DORA 팀 리드 · 구글 클라우드 "It's no surprise, honestly, that we see throughput starting to inch up first before instability goes down."이 두 방향을 나란히 놓으면 결론은 하나로 좁혀진다. 처리량이 회복된 자리와 안정성이 무너지는 자리는 같은 자리가 아니다. 코드를 짜는 앞단에서 걸리던 일이, 검토와 배포로 이어지는 뒷단으로 옮겨간 것에 가깝다.
DORA가 2026년 1월판으로 낸 「ROI of AI-Assisted Software Development」 (2026년 5월 11일 공개)는 이 이동을 숫자 모델로 옮겼다. 완전히 새로 짜는 그린필드 작업에서 AI 생산성 이득은 35~40%였다. 기존 코드를 손보는 레거시 작업에서는 10% 이하로 떨어졌다. 그리고 도입 이후 변경 실패율은 모델상 5%에서 6%로 올라갔다.
| 구간 | 모델상 수치 |
|---|---|
| 그린필드 생산성 이득 | 35~40% |
| 레거시 코드 생산성 이득 | 10% 이하 |
| 도입 후 변경 실패율 | 5% → 6% |
그린필드는 앞단에 가깝다. 얽힌 이력이 적어 AI가 손대기 쉽다. 레거시는 뒷단에 가깝다. 그 위에 쌓인 결정과 예외가 많아, 손댈수록 걸리는 지점이 늘어난다. 실패율이 오른 자리도 뒷단이었다. 같은 도구를 같은 사람이 써도, 붙이는 코드의 나이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셈이다.
게임 프로덕션 쪽에서는 처음부터 다른 이야기가 있었다. 게임 프로덕션 경력 30년 이상의 롭 샌드버그(Rob Sandberg)는 이렇게 적었다.
"값싼 생성이 엉킨 것을 푸는 값까지 싸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에셋 파이프라인이 빨라진다고 해서 그 에셋 위에 쌓인 결정의 비용이 줄지는 않는다."
— 롭 샌드버그(Rob Sandberg), 게임 프로덕션같은 글에서 그는 루크 디컨(Luke Dicken)의 말을 옮겨 적었다. "자동 에셋 생성을 아무리 해도 부러진 핸들은 고쳐지지 않는다." 병목이 애초에 에셋을 만드는 속도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재작업할지, 병합할지, 어느 버전을 살릴지 정하는 자리가 걸림돌이었다면, 생성 속도를 아무리 올려도 그 자리는 그대로 남는다. 게임 프로덕션은 애초에 소프트웨어 팀보다 뒷단이 두꺼운 구조다. 기획·아트·엔지니어링이 같은 파일 위에서 몇 번이고 손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DORA 조사가 가리키는 뒷단의 그림과, 이 반대 증언이 가리키는 자리는 결국 겹친다.
신뢰 쪽 숫자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AI 산출물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024년 87.9%에서 2025년 70%로 내려갔다.
반대로 "조금도 못 믿겠다"거나 "거의 못 믿겠다"는 응답은 39.2%에서 30%로 줄었다. 강한 확신도 줄고 강한 불신도 줄었다. 남은 자리는 가운데, 판단을 유보한 사람들의 자리다.
IDC 애널리스트 매튜 플러그(Matthew Flug)의 말은 이 지점을 다른 각도에서 짚는다.
"AI를 활용하려는 조직에 내가 하는 말은, 집안 정리가 먼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워크플로·프로세스·보안 태세가 단단해야 한다. AI는 갑옷의 틈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 매튜 플러그(Matthew Flug), IDC편집부가 보는 쪽은 이렇다. 처리량 회복은 진짜다. 안정성 하락도 진짜다. 둘 중 하나만 인정하면 절반만 보는 셈이다. 지난 호들에서 우리는 도구를 쓰기로 정하는 결정, 손이 가는 자리와 안 가는 자리를 다뤘다. 이번 자료는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손이 이미 다녀간 자리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우리 팀에서도 코드가 나오는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는데, 그 코드를 검토하고 배포 줄에 세우는 절차는 오히려 길어진 적이 있었다.
당신 팀 어딘가에도 이런 자리가 있을 것이다. 앞단은 빨라졌는데, 뒷단 어딘가에서 같은 시간이 다시 쌓이는 자리 말이다.
— Desk γTSTF 안에서도 층마다 도구를 대하는 온도가 달랐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