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TF Magazine Issue 074  ·  Column 2026 · August · 17
Issue 074 — Signal

켜도 되는 .

같은 지원자가 같은 코딩 면접에서 AI를 켠다. Canva는 켜라고 하고, Amazon은 켜면 떨어뜨린다. 두 회사 다 같은 사실을 보고 정반대 결론을 냈다.

면접장 문 앞에 선 지원자, 문에는 아무 규칙도 적혀 있지 않다
Cover · Issue 074 문 앞에 선 사람은 이 방의 규칙을 모른다. TSTF MAG · 2026
Signal

한쪽은 켜라 하고,
한쪽은 끄라고 하지도 않는다.

지원자가 코딩 면접 중에 Copilot·Cursor·Claude 같은 도구를 켠다. 이 하나의 장면을 두고 회사마다 정한 결론이 완전히 다르다. 누구는 그 장면을 보고 안심하고, 누구는 그 장면을 보고 지원자 이름에 줄을 긋는다.

"백엔드, 머신러닝, 프론트엔드 엔지니어 지원자에게는 이제 기술 면접 중 Copilot, Cursor, Claude 같은 AI 도구를 쓰기를 기대한다."

— Simon Newton · Canva 플랫폼 총괄, Canva 엔지니어링 블로그 (2025.06)

Canva는 그냥 허용에 그치지 않았다. 문제 자체를 다시 짰다. 한 번의 프롬프트로는 풀리지 않는 형태로 재설계했다고 밝혔다. AI가 답을 대신 뱉어내면 그 문제는 이미 실패한 문제라는 뜻이다.

반대쪽엔 Amazon이 있다. Amazon은 사내 리크루터에게 면접 중 AI 도구 사용이 확인된 지원자를 탈락 처리하라는 지침을 냈다. 단서가 하나 붙는다. 이건 면접 의 사용에 한정된다 — 면접을 준비하며 AI로 코딩을 연습하는 건 이 규정의 대상이 아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언제 켜는지에 따라 선이 갈린다.

두 회사가 공유하는 사실은 하나뿐이다. 지원자 앞에 놓인 노트북에는 이제 늘 이 도구들이 켜져 있다는 것. Canva는 그 사실을 면접의 재료로 삼았고, Amazon은 그 사실을 면접에서 지워야 할 변수로 봤다. 같은 재료를 두고 정반대 요리법을 쓴 셈이다.

The Read

둘 다 근거가 있다.
근거가 향하는 곳이 다를 뿐.

Canva의 논리는 단순하다. 실제 업무에서 이 도구들을 매일 켜놓고 일한다면, 면접에서만 끄고 시험 보는 건 아무것도 재지 못하는 시험이라는 것이다. 도구를 쓰는 능력, 도구가 뱉은 결과를 검증하는 능력 — 이게 지금 시니어 엔지니어의 실제 능력이라고 보는 셈이다. 그래서 문제를 아예 다시 짰다. 프롬프트 한 번으로 끝나는 문제는 더 이상 시험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Amazon의 논리도 성립한다. 면접이라는 자리는 애초에 그 사람 혼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재는 자리다. 기초 체력을 재는 순간에 보조 도구가 끼면, 재고 싶었던 신호 자체가 다른 것으로 바뀐다. 신입 지원자를 뽑을 때는 특히, "이 사람이 도구 없이도 문제를 풀 줄 아는가"가 여전히 중요한 질문으로 남는다. 어느 쪽도 틀렸다고 말하기 어렵다.

Note Greenhouse 공동창업자 겸 CEO Daniel Chait는 AI 채용 도구 전반에 회의적인 시각을 냈다: "지금 채용에 쓰이는 AI 대부분은 나쁜 시스템을 더 나쁘게 만들고 있다 — 지원서는 늘고, 신호는 줄고, 투명성도 줄어든다." 이건 채용 산업 전반을 겨눈 진단이고, Canva·Amazon 각각의 선택이 옳은지를 가리는 잣대는 아니다.

결국 두 회사는 같은 질문에 답한 게 아니다. Canva는 "실무 신호를 어떻게 정확히 잴 것인가"에 답했고, Amazon은 "개인의 원능력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답했다. 질문이 다르니 답도 갈렸다.

Another Lens

금지도 필수도 아닌,
제3의 방.

Meta와 Google은 아예 다른 길을 골랐다. 둘 다 없애지 않고, 하나를 만들었다.

Meta는 2025년 10월부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 직군에 AI 사용 가능 코딩 라운드를 도입했다. 초청제로만 진행되고, 60분 동안 기존 코드베이스를 확장하거나 디버깅하거나 기능을 붙이는 확장된 하나의 실제 과제를 준다. 온사이트 코딩 2라운드 중 1개를 이 라운드가 대체하고, 대상은 E4~E5, 그러니까 중급에서 시니어 사이다. 중요한 건 이거다 — 기존의 AI 없는 코딩 라운드도 그대로 남겨둔다. 없애지 않고 나란히 둔다.

Google은 2026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면접 루프에 기존 코드베이스를 읽고 디버깅·최적화하는 code comprehension 라운드를 추가하면서, 여기에 Gemini를 보조로 붙였다. 둘 다 결론은 같다. 어느 쪽이 더 나은 신호를 주는지, 아직 회사 자신도 확신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판단을 미루고 둘 다 돌려본다. 몇 년 뒤 어느 라운드를 통과한 사람이 실제로 더 잘 버텼는지, 데이터가 쌓이면 그때 하나를 접을 것이다. 지금은 그 데이터가 없다.

AI 허용/필수AI 금지병행
회사CanvaAmazon (면접 중)Meta · Google
적용 범위백엔드·ML·프론트엔드 전원전 기술 면접초청 대상 일부 직급만
기존 라운드문제를 재설계그대로 유지둘 다 유지
The Room

방에 들어가는 사람은
규칙을 모른다.

63%AI 면접을 겪은 구직자 (6개월 전 대비 +13%p)
70%AI가 자신을 평가한다는 사실을 미리 듣지 못함
21%면접이 시작되고 나서야 알았다

Greenhouse가 미국·영국·독일·호주·아일랜드 구직자 2,950명을 조사한 결과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38%는 AI 면접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 절차 자체를 중도에 그만둔 적이 있다고 답했다. Canva든 Amazon이든 Meta든, 규칙이 무엇이든 — 방문 앞에서 그걸 미리 알고 들어가는 사람은 소수였다.

For Us

우리 팀 면접장에도,
언젠가 이 이 생긴다.

이번 자료를 훑으며 우리 데스크에서 눈이 걸린 대목은 수치 쪽이 아니라 구조 쪽이었다. 네 회사가 네 가지 답을 냈다는 사실 자체는 이상할 게 없다. 신입 코딩 테스트와 시니어 실무 면접이 재려는 게 원래 다르니, 회사마다 저울이 다르게 기우는 건 당연하다.

TSTF도 언젠가 비슷한 문 앞에 서게 될 것이다. 채용 공고 하나에 코딩 과제가 붙는 순간, 그 과제 위에서 지원자가 Copilot을 켜도 되는지 아닌지를 누군가는 정해야 한다. 당신 팀 면접 자리에도 이런 순간이 이미 와 있거나, 곧 올 것이다.

그 결정 자체는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어려운 쪽은 그 결정을 지원자에게 언제 알려주느냐다. 면접 당일 안내 메일 한 줄로 끝날 일을, 관성적으로 아무도 안 챙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 호의 편집부가 보는 진짜 문제는 규칙이 갈렸다는 쪽이 아니다. Canva와 Amazon 중 누가 맞는지는 이 글이 판정할 몫이 아니고, 판정할 수도 없다. 진짜 문제는 갈린 규칙 중 어느 쪽인지 모른 채 지원자가 그 방에 들어간다는 쪽이다. 규칙은 회사 몫이지만, 그 규칙을 면접 시작 전에 한 줄로 알려주는 건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일이다.

다음에 우리 팀이 코딩 과제 하나를 붙일 때, 그 과제 위에 AI를 켜도 되는지 안 되는지를 메일 한 줄에 먼저 적어 보내는 것부터 시작해도 된다. 방을 정하는 것보다, 방에 붙은 팻말을 먼저 붙이는 게 쉽다.

Previously  —  지난 호
Issue 073
괜찮다고 답한 사람들

사람들이 그 질문 앞에서 실제로 어떻게 답했는지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