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붙은 게임을 사는 데 43%는 문제없다고 답했다. 그런데 개발사가 시청각 AI 사용을 전부 공시한다고 믿는 사람은 17%뿐이었다.
상점 페이지 공시란에 무엇을 적을지 정하는 자리를 떠올려 보자. 배경 음악에 쓴 생성형 AI를 적을지, 컨셉 아트 러프 단계에서 쓴 도구까지 적을지. 한 줄이지만, 그 한 줄이 정확히 어디까지를 가리키는지는 규칙 문서를 끝까지 읽고 나서도 갈린다.
마케팅 쪽은 짧게 적어도 규칙은 지킨 것이라고 본다. 개발 쪽은 러프 단계에 쓴 도구까지 적어야 한다고 본다. 둘은 같은 문서를 근거로 든다.
이 한 줄의 무게를 가늠하려고 편집부는 이번에 나온 자료 두 개를 나란히 놓아봤다.
Substack에 이 분석을 쓴 Sulka Haro는 2023년 7월부터 2026년 7월까지 Steam에 나온 게임 53,597개를 전수로 봤다. 표본이 아니라 전수라고 저자가 직접 밝혔다. 일부를 뽑아 늘린 추정치가 아니라는 뜻이다. AI 사용을 공시한 게임의 비율은 공시 제도가 막 시행된 2024년 2월 약 7%에서 2026년 중반 약 33%로 늘었다.
그런데 공시 게임이 리뷰 100건에 도달하는 비율은 비공시 게임의 55% 수준이었다. Haro는 이 격차를 이렇게 정리했다.
"a volume story, not a quality story"
수량이 늘어난 이야기이지, 품질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뜻이다.
— Sulka Haro, Substack "Three years of AI on Steam", 2026.07.13저자 본인이 원인을 못박지 않았다. 공시 한 줄이 원인인지, 게임 자체가 원인인지는 이 자료도 말하지 않는다. 우리 데스크에서는 이 지점을 채우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판단은 유보한다.
Valve는 2026년 1월 Steam의 AI 공시 규칙을 다시 썼다. 공시 대상은 "ships with your game, and is consumed by players" — 게임과 함께 배포되고 플레이어가 소비하는 콘텐츠다. 아트·사운드·내러티브·로컬라이제이션, 그리고 상점 페이지 마케팅 자료까지 포함되고, 사전 생성 콘텐츠와 실시간 생성 콘텐츠는 나눠서 적게 했다.
이 선 안에 들어가지 않는 것도 있다. 코드 작성을 돕는 AI 도구다. Valve 문서는 이런 "AI 기반 개발 도구"는 공시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이런 도구로 얻는 "efficiency gains … is not the focus"라고 적었다 — 효율성 향상은 이 규칙이 다루려는 초점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경계는 로컬라이제이션 앞에서 흔들린다. 번역 초안 절반을 기계 번역으로 채우고 나머지를 사람이 다듬었다면, 그 게임은 공시 대상인가. 로컬라이제이션은 공시 목록에 이미 들어가 있다. 다만 얼마나 섞였을 때부터 그 한 줄이 붙는지는 규칙 문서에 적혀 있지 않아 각 팀이 따로 정해야 한다.
마케팅 자료 한 장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발표 직전에 컨셉 아트 한 장을 생성형 툴로 다시 그리면, 상점 페이지 문구도 그 자리에서 같이 바뀐다. 그 한 장 때문에 다 써둔 문구를 다시 여는 사람이 생긴다.
같은 시점 GameDiscoverCo의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56%가 Claude Code 같은 코드 보조 도구도 공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럴 필요 없다고 답한 사람은 8%뿐이었다.
규칙은 코드 도구를 경계 밖에 뒀는데, 플레이어 다수는 그걸 경계 안으로 다시 넣고 싶어 한다. 문서 한 장 안에서 선이 두 겹으로 그어진 셈이다.
GameDiscoverCo는 2026년 6월 25일부터 7월 2일까지 Steam Fan Snapshot 설문을 돌렸다. 응답자는 약 3,800명이다.
AI 공시가 붙은 게임을 사는 데 대해 43%는 문제없다고 답했다. 26%는 중립, 31%는 부정적이었고 그중 8%는 아예 사지 않겠다고 했다.
공시문을 자세히 읽는다는 응답은 44%, 훑어본다는 응답은 45%, 아예 보지 않는다는 응답은 11%였다. 그리고 개발사가 시청각 AI 사용을 전부 공시한다고 믿는 응답자는 17%뿐이었다.
사겠다는 사람이 많은데, 그 공시가 전부를 담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적다. 같은 설문 안에서 두 갈래가 이렇게 갈라져 있었다. 자료가 알려주는 건 여기까지다.
처음의 그 자리로 돌아가 보자. 마케팅은 상점 페이지 문구를 짧게 쓰려 하고, 개발은 컨셉 아트에 쓴 도구 이름까지 적으려 한다. 둘 다 규칙을 어긴 것이 아니다. 같은 문서를 읽고 서로 다른 지점에서 선을 그었을 뿐이다.
편집부가 보기에 이 한 줄의 쟁점은 사실 여부가 아니다. 이 줄이 무엇까지 가리키기로 정해졌는가, 그리고 이 줄 앞에서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였는가다. Valve는 코드 도구를 경계 밖에 뒀고, 플레이어 56%는 그 도구도 경계 안에 넣고 싶어 했다. 그 사이 어딘가에 개발팀이 서 있다.
당신 팀에도 이 공시란을 채울 순간이 올 것이다. 그 문구를 마케팅이 쓸지 개발이 쓸지는 규칙 문서가 정해주지 않는다. Valve는 올해 1월에 규칙을 다시 썼다. 그 안에 그 답은 없다.
공시란 한 줄은 앞으로도 계속 다시 쓰일 것이다. Steam 게임의 3분의 1이 이미 그 줄을 달고 나온다. 정해진 건 아직 없다. 그 줄을 쓰는 손이 마케팅 것인지 개발 것인지, 당신 회사는 이미 정했는가.
이미 매일 AI를 쓰는 사람들이 앉은 사내 교육장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