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TF Magazine Issue 098  ·  Briefing 2026 · September · 25
숫자 브리핑 · CESA 2026 조사

일본 개발자 85.8%가
생성형 AI를 쓴다.

2026년 9월 17일, 도쿄게임쇼 개막일에 맞춰 나온 숫자다. 그런데 CESA가 같은 조사에서 내놓은 관리법은 "사람이 직접 본다"였다. 도입은 끝났는데, 검수는 아직 사람 손을 떠나지 못했다.

거대한 게임쇼 전시장 유리 지붕 아래 통로에서 한 사람이 난간에 인쇄된 보고서를 펼쳐 놓고 읽는 모습, 아래로는 부스와 관람객 행렬이 가득하다
"화면은 AI가 채웠고, 마우스는 사람 손에 있었다." — Cover · Issue 098
§01 · 사건

9월 17일, 도쿄게임쇼가 열리던 날 나온 숫자

2026년 9월 17일. 도쿄게임쇼 2026 개막일에 맞춰 컴퓨터엔터테인먼트협회(CESA)가 조사 결과를 하나 공개했다. 일본 게임 개발 종사자의 생성형 AI 업무 활용률이 85.8%로 나왔다.

매일 쓴다는 응답이 63.0%, 가끔 쓴다는 응답이 22.8%였다. 유효 응답자는 1,349명이고 상업 게임 개발 종사자와 교육자, 학생이 섞여 있다. 조사는 5월부터 8월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85.8%
생성형 AI 업무 활용률
(일상 63.0% + 때때로 22.8%)
1,349명
유효 응답자
상업 개발자·교육자·학생 포함
09.17
공개일
도쿄게임쇼 2026 개막일

본편 리포트인 'CESA 게임산업 리포트 2026'은 12월 초에 나온다. 지금 나온 숫자는 그 리포트의 예고편에 가깝다. 전년 대비 얼마나 늘었는지는 매체마다 표기가 다르다. 확인해 보니 어느 기사는 작년 51%에서 뛰었다고 썼고, 다른 기사는 CESA가 연례 조사에서 생성형 AI를 물은 게 이번이 처음이라 비교할 기준선 자체가 없다고 썼다. 어느 쪽이 맞는지 편집부가 원문 리포트 전체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글은 51%라는 숫자를 쓰지 않는다.

CESA는 컴퓨터엔터테인먼트협회의 약자로, 일본 게임 업계가 매년 개발 인력 동향을 묻는 단체다. 이번 조사가 의미 있는 이유는 표본 크기가 아니라 시점이다. 도쿄게임쇼라는, 업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짜에 맞춰 숫자를 꺼냈다는 것 자체가 CESA 쪽에서 이 결과를 그만큼 비중 있게 본다는 신호로 읽힌다.

§02 · 인용

마스다 쓰토무가 붙인 단서

CESA 상무이사 마스다 쓰토무는 발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게임 개발자의 80% 이상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는 결과는 개발 현장에서 폭넓고 꾸준하게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까지는 도입률 이야기다.

"한편 저작권을 비롯한 권리 문제도 지적되고 있어, 게임산업도 이런 과제를 충분히 고려하며 활용해야 한다."

마스다 쓰토무 · CESA 상무이사

우리 데스크가 눈여겨본 항목은 활용률 숫자가 아니라 그 옆에 붙은 항목이었다. AI가 만든 결과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고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답은 "사람이 직접 검증하고 수정하고 리뷰한다"였다. 기대하는 효과 1순위는 업무 효율과 생산성 향상이었고, 그다음이 개발 기간 단축, 그다음이 개발·운영 비용 절감이었다. 세 가지 다 결과물이 사람 손을 거친 뒤에야 셈이 맞는 항목들이다.

검증한다, 수정한다, 리뷰한다 — 세 단어를 풀어보면 실제로는 세 가지 다른 동작이다. 원화 한 장을 놓고 비율이 안 맞는 손가락을 다시 그리는 일, 대사 번역투를 한국어 어감에 맞게 고쳐 쓰는 일, 코드 자동완성이 내놓은 함수를 한 줄씩 짚어가며 승인하는 일. 이 셋을 합쳐 편의상 "검수"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전부 별도의 작업 시간이 든다.

§03 · 관찰

도입률과 검수 공정은 같이 올라간다

이번에 읽은 자료들을 나란히 놓고 보니 그림이 하나로 안 잡혔다. 85.8%까지 쓰는 도구인데, 결과물을 내보내기 전에는 결국 사람이 한 번 더 들여다본다. 일이 줄어든 게 아니라 검수라는 새 일이 생긴 쪽에 가깝다.

§04 · 현장

'AI 도입실'이라는 새 부서

메시 AI에서 한국·일본 사업을 맡고 있는 김준혁은 이 흐름을 현장에서 지켜보는 사람이다. 그는 "AI에 보수적이던 일본 서브컬처 게임사들이 최근 자사 AI를 실제로 대거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대형 게임사들 역시 어떤 AI 도구를 사용할지 검토하는 부서인 'AI 도입실'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설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도구를 고르는 일도, 그 결과물을 검수하는 일도 결국 사람이 앉는 자리다. 부서 이름이 새로 생겼다는 사실 자체가 이 조사의 85.8%보다 더 손에 잡히는 증거로 읽혔다. 도구를 들이는 결정과 그 도구가 뱉은 결과물을 책임지는 결정은 원래 같은 사람의 일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한 부서 이름 아래 같이 들어가 있다.

§05 · 대비

36%와 85.8%는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이다

올해 초 미국 GDC 쪽 개발자 설문에서 나온 36%라는 숫자를 이 지면에서 다룬 적이 있다. 그때 숫자는 여론에 가까웠다. 해고와 불안이 섞인 분위기 속에서 개발자들이 AI를 어떻게 느끼는지를 물은 결과였다.

이번 CESA 조사는 질문 자체가 다르다. 일본 업계가 실제로 AI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물을 회사가 어떤 절차로 관리하는지를 물었다. 여론과 도입률은 결이 다른 숫자다. 이 둘을 같은 숫자처럼 섞어서 읽으면 안 된다고 우리 데스크는 판단한다.

§06 · 마무리

당신 팀의 리뷰어는 누구인가

당신 팀에도 AI가 초안을 만들고 사람이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자리가 이미 있을 것이다. 그 자리에 이름이 붙어 있는지, 아니면 누군가 조용히 떠맡고 있는지는 팀마다 다르다.

CESA가 짚은 저작권·지식재산권 문제도 결국 이 자리를 통과해야 걸러진다. 도입률 숫자가 90%, 95%로 더 올라가도 이 자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편집부는 이 자리를 없앨 대상이 아니라 이름을 붙여야 할 대상으로 본다. 85.8%라는 숫자는 도구 도입이 끝났다는 뜻이 아니라, 검수라는 일이 이제 막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읽는 편이 맞다. 다음 조사에서 이 숫자가 90%를 넘더라도, 이번 호가 확인한 건 그 옆의 문장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쪽이다.

Previously  —  지난 호

Issue 097 — 성우 2,600명이 11개월 파업 끝에 SAG-AFTRA 단체협약에서 받아낸 것은 'AI 금지'가 아니라 동의·보상 조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