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TF Magazine Issue 063  ·  Column 2026 · July · 31
Issue 063 — The Read

쓰는 사람이
줄었다.

생성형 AI를 쓴다고 답한 게임 개발자 비율이 조사 이래 처음 꺾였다. 이 곡선이 그리는 건 후퇴가 아니다. 어디에는 남고 어디에서는 빠졌는지, 그 경계선이다.

기계가 정렬한 이랑과 손으로 일군 작은 밭이 사선 경계로 나뉜 흐린 대낮의 항공사진
왼쪽은 기계가 똑같이 갈아엎은 이랑, 오른쪽은 손으로 일군 제각각의 뙈기밭. 그 사이 들쭉날쭉한 경계선이 이번 호의 그림이다. Cover · Issue 063
§ 01

곡선이, 처음
꺾였다.

이번에 찾아 읽은 Game Developer Collective 조사는 숫자 하나로 시작한다. 생성형 AI를 쓴다고 답한 개발자 비율은 2024년 하반기 24%였다. 2025년 상반기엔 36%까지 뛰었다. 그리고 2026년 상반기, 이 숫자는 29%로 내려왔다.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감소다.

같은 조사에서 생성형 AI가 게임 품질에 나쁜 영향을 줄 거라 우려한 개발자는 47%, 긍정적일 거라 본 쪽은 11%였다. 비용을 줄여줄 거라 기대한 비율도 2025년 상반기 27%에서 2026년 상반기 21%로 내려앉았고, 비용이 오히려 오를까 걱정하는 쪽은 8%포인트 늘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이 숫자만 보고 "AI 붐이 한풀 꺾였다"는 문장부터 썼다. 자료를 끝까지 읽고 나서 그 문장을 지웠다. 곡선이 꺾였다는 사실 자체를 후퇴로 읽으면 반은 놓친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뒤에서 다시 짚는다.

§ 02

어디에 남고,
어디서 빠졌나.

GDC 2026 State of the Game Industry 설문을 보면 그림이 더 뚜렷해진다. 업계 종사자 36%가 업무에 생성형 AI를 쓴다고 답했고, 52%는 회사 어딘가에서 AI 도구를 쓴다고 했다. 78%는 사내 AI 정책이 있다고 답했다 — 켜고 끄는 문제가 아니라 관리하는 문제로 넘어간 지 오래라는 뜻이다.

용도별 숫자를 늘어놓으면 경계가 보인다.

용도비율
리서치·브레인스토밍81%
이메일 등 일상 업무47%
코드 보조47%
프로토타이핑35%
테스트·디버깅22%
에셋 생성19%
절차적 콘텐츠 생성10%
플레이어가 직접 마주하는 기능5%

정작 업계 절반은 이 흐름을 곱게 보지 않는다. 52%가 생성형 AI가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했고, 반대 비율은 직군마다 갈렸다. 비주얼·테크니컬 아티스트 64%, 게임 디자이너·내러티브 63%, 프로그래머 59% — 만드는 손에 가까운 직군일수록 부정적으로 보는 쪽이 많았다.

"AI는 절도다. 그런데 나는 써야 한다. 안 그러면 잘리니까."

GDC 2026 State of the Game Industry 설문에 익명으로 답한 한 개발자
§ 03

되돌림은,
이미 있었다.

인력 컨설팅사 Orgvue 조사에서는 경영진 39%가 AI를 이유로 인력을 줄였고, 그중 55%는 나중에 그 결정을 실수였다고 판단했다. 채용사 Robert Half 조사에서는 AI 때문에 자리를 없앤 미국 채용 담당자의 32%가 같거나 비슷한 자리를 다시 채용했고, Ford는 자동화가 못 잡아낸 품질 문제를 다루려고 3년에 걸쳐 베테랑 엔지니어 350명을 새로 뽑았다. Gartner는 2027년까지 AI를 이유로 감원한 기업의 절반이 비슷한 일에 사람을 다시 뽑을 거라 내다봤다.

§ 04

밸런스가 이상하다고,
누군가 말하는 순간.

에셋 생성 19%, 플레이어가 직접 마주하는 기능 5% — 이 두 숫자가 하는 말은 단순하다. 결과를 확인하기 쉽고 틀려도 값이 싼 자리엔 AI가 깊이 들어갔다. 리서치, 초안, 코드 보조가 그렇다. 틀렸을 때 팀이 값을 치르는 자리, 그러니까 플레이어가 직접 만지는 것과 우리 게임의 결을 판별하는 일에는 얕게 머물렀다.

우리 데스크에서는 이 경계가 숫자보다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자동 QA가 문제없다고 통과시킨 빌드를 베테랑 한 명이 "이 밸런스, 뭔가 이상한데"라며 멈춰 세우는 장면을 여러 번 봤다. 자동 생성물을 두고 누군가 "이건 우리 게임 결이 아니다"라고 걸러내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명세서에 없어서 자동화가 통째로 놓친 판단들이다.

되돌림을 다룬 자료에서 눈에 걸린 숫자가 하나 더 있었다. IBM의 사내 인사 문의 응대 시스템은 일상적인 질문의 94%를 스스로 끝낸다. 남은 6%는 윤리적 판단이 걸려 있어 여전히 사람에게 넘어간다. 비율만 보면 6%는 작다. 요점은 그 6%가 좀처럼 0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쪽이다. 자동화가 얼마나 깊이 들어갔는가와, 끝내 넘기지 못한 자리가 어디인가는 서로 다른 이야기다.

29%라는 숫자는 그래서 후퇴가 아니라 정직해진 숫자로 읽힌다. 36%는 일단 켜본 사람까지 센 숫자였고, 29%는 켜보고 나서도 계속 켜둔 사람의 숫자에 가깝다. 지금 봐야 할 건 줄어든 7퍼센트포인트가 아니라, 남은 29%가 정확히 어디에 남아 있는가다.

§ 05

그래서,
당신 팀에도.

되돌림 자체는 이미 몇 번 얘기됐다. 결정을 무를 수 있었다는 사실도 새삼스럽지 않다. 이번 호가 보려는 건 사건이 아니라, 사건이 지나간 뒤에 남은 그림 — 어디는 그대로 남고 어디는 조용히 빠졌는지다.

당신 팀에도 이런 순간이 있을 것이다. 자동으로 뽑아낸 리포트를 그대로 올려버릴지, 한 번 더 열어서 숫자 하나를 고쳐 넣을지 갈리는 순간. 그 판단이 이번 조사가 그려낸 경계선과 같은 자리에 있다.

이 경계는 이번 조사 한 번으로 다 확정되지 않는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숫자들은 계속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토론의 씨앗

점심 자리에서
한 번쯤.

Q1

당신 업무 중 AI가 계속 남아 있는 일과, 슬그머니 손에서 다시 빠져나온 일은 각각 무엇인가?

Q2

"틀렸을 때 값이 비싼 일"을 우리 팀 기준으로 나눈다면, 그 경계선은 어디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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