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누군가가 "App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맞는 말일까. 맞다면, 어디까지 맞는 말일까. 그리고 그 다음엔 무엇이 오는가.
2026년 4월 21일 오전, 한 사람이 X에 길지 않은 글 하나↗를 올렸다. 제목만 번역하면 이렇다 — "AI APP STORE SLOP : 이제 끝났습니다."
Note SLOP은 원래 '잡탕' 혹은 '쓰레기 더미'를 뜻하는 영어 단어다. 최근 IT 업계에서는 AI로 대량 생산된 저품질 콘텐츠를 가리키는 유행어로 쓰인다. 즉 "AI APP STORE SLOP"은 "AI로 마구 찍어낸 저품질 앱이 앱스토어에 쌓여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제목의 "이제 끝났습니다"는 이 슬롭이 끝났다는 뜻이 아니라 — "이 슬롭 때문에 App의 시대가 끝났다"는 Roemmele의 선언이다.
글쓴이는 Brian Roemmele. 1980년대부터 기술 업계에 몸담고, 지금은 AI와 음성 기술 등을 주제로 X와 여러 매체에 꾸준히 글을 쓰는 관찰자다. 그는 Apple App Store와 Google Play에서 일하는 내부 관계자들로부터 들었다며, 몇 가지를 적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끝맺는다.
"이것으로 App의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형편없는 품질로 인해 사라졌습니다."
이 글은 지난 한 달간 업계 안에서 꽤 회자되었다. 몇몇은 "드디어 누가 말해줬다"고 했고, 몇몇은 "너무 세게 쓴 것 아니냐"고 했다. 양쪽 모두 일리가 있다. 이 글을 네 조각으로 쪼개서 읽어보면, 무엇이 맞고 무엇이 조금 과한지가 선명해진다.
Roemmele의 주장은 한 덩어리로 보면 강한 선언처럼 들리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성격이 다른 문장들이 섞여 있다. 어떤 것은 사실에 가깝고, 어떤 것은 헤드라인에 가깝다. 그 층을 분리해 보는 것이 이 글의 절반쯤 된다.
앱 한 개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은 지난 1~2년 사이에 크게 줄었다. 2년 전이라면 주말 해커톤에서나 나왔을 수준의 앱이, 지금은 한 시간짜리 대화로 나온다. 공급이 이렇게 갑자기 늘면 스토어의 추천·탐색 기능은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한다. 좋은 앱은 이 흐름 속에 쉽게 묻혀버린다.
끝난 건 App 전체가 아니다. WhatsApp, 카카오톡, TikTok, 은행 앱, 지도 앱 — 이들의 일일 사용자는 여전히 수십억이다. 사람들이 앱을 안 쓰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새로운 앱을 앱스토어에서 우연히 만나지 않는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더 정확히 말하면, 끝난 건 앱 생태계의 한 층이다. "이름 없는 작은 앱이 스토어 알고리즘을 타고 우연히 발견되어 자라나는 층." 2010년대 초 Instagram과 Flappy Bird의 신화를 만들어낸, 그리고 수많은 1인 개발자와 소규모 스튜디오가 기대고 있던 층. 그 층이 지금 붕괴하고 있다.
앱스토어는 단순한 창고가 아니었다. 20여 년간 "이 앱이 좋다"고 사회가 합의하는 중앙 광장의 역할을 해왔다. 이 광장이 닫히면,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가. 이 질문이 이번 호의 진짜 시작이다.
이 포스트를 처음 공유해준 동료의 해석은 이랬다.
"앞으론 다시 입소문에 의지하는 세상이 될 것 같다."
많이 공감할 만한 프레임이고, 편집자에게도 이 해석이 이번 호의 가장 큰 물음이었다. 다만 이 프레임을 며칠 들고 있다 보니, 조금 다른 각도도 있겠구나 싶었다. 각도를 살짝만 틀어보고 싶다.
"입소문이 돌아온다"고 말할 때, 우리는 보통 예전을 떠올린다. 친구가 친구에게, 동네가 동네에, 전화로 메신저로 전해지는 식. 한 사람이 다수에게 퍼뜨리는 구조다.
그런데 지금 관찰되는 것은 살짝 다르다.
이걸 "입소문"이라고 부르면 조금 좁아 보인다. 더 정확한 말은 어쩌면 "커뮤니티 안에서만 도는 신호" 같은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커뮤니티'는 단순한 유저 모임이 아니다. Hacker News 독자들, 특정 게임의 디스코드 서버 멤버들, 한 크리에이터의 팬층 같은 — 같은 관심사와 언어로 묶인 작은 무리를 말한다. 한 사람이 수많은 사람에게 퍼뜨리는 구조가 아니라, 그 작은 무리 안에서만 깊게 공유되는 구조다.
| 입소문의 시대 | 커뮤니티의 시대 | |
|---|---|---|
| 퍼지는 방식 | 넓고 얕게 | 좁고 깊게 |
| 퍼뜨리는 사람 | 한 사람 → 여러 사람 | 무리 안에서 → 무리 안 |
| 닿을 수 있는 사람 수 | 많다 (전국 규모) | 적다 (수천 ~ 수만) |
| 믿게 되는 이유 | "친구가 써봤대" | "우리 사이에서 계속 언급돼" |
| 대체 가능성 | 매스미디어가 대신할 수 있음 | 대체 불가 — 이게 원본 |
말장난 같지만, 실제 설계에는 큰 차이를 만든다. "입소문이 퍼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우리 게임의 커뮤니티가 어디서 뭉칠지 먼저 알고 거기에 닿는 것"은 완전히 다른 작업이다.
이 프레임을 잠시 받아들이면, 몇 가지가 따라온다.
이 이야기는 앱스토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4년 한 해에만 스팀에 새로 올라온 게임은 약 1만 8천 개다. 역대 최다, 전년 대비 32% 증가. (SteamDB) 그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스팀 페이지를 만들어두는 것"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이 맥락에서 TSTF 안에서 한 번쯤 꺼내볼 만한 질문은 몇 가지다.
이 질문들에 당장 답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언젠가 답해야 할 질문이라면, 조금 더 이른 쪽이 낫다.
이번 호의 결론을 당신에게 미룬다. 답은 정해두지 않았다. 점심 자리에서 한 번쯤 꺼내보길 바라는 질문들이다.
대답할 수 없다면, 그건 위험인가 기회인가? 그리고 지금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인가?
이 두 표현의 차이는, 지금 우리의 의사결정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가? 준다면 어떻게, 주지 않는다면 왜?
혹은 이 말은 꼭 과해야만 기능하는 것일까? 우리 팀에서 그런 얼굴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
이번 호는 팀 내에서 먼저 공유된 한 포스트에서 출발했다. 처음 그 포스트를 접했을 때, 헤드라인의 강도에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려웠고, 동시에 그가 중요한 현상을 짚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었다. 그 사이 어딘가를 정리해보려 한 시도가 이 글이다.
이 주제를 고른 이유는 단순하다. TSTF가 만드는 게임이 앞으로 닿을 세상이 "플랫폼 한 번으로 모두에게 닿는 세상"이 아니라 "수많은 유저 커뮤니티에 각기 다르게 닿는 세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서다. 이게 맞다면, 개발팀의 매일의 의사결정이 조금씩 달라진다. 그 차이를 지금 한번 이야기해둘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론과 보완은 언제든 환영한다. 이 매거진은 정답을 배달하는 곳이 아니라, 한 주에 한 번 같은 질문을 함께 바라보자는 초대장에 가깝다.
— Desk γ개발 방식의 재설계에 관하여.